미국에 다시 들어와 살게 된 지 3년
그 사이 아이들은 삶의 많은 변화를 겪으며 감사하게도 건강하고 즐겁게 잘 지내왔다.
특히 아이들의 언어 적응은 계속 진행 중이긴 하지만
비슷하게 미국에 와서 정착한 아이들보다는 더 빠르게 적응했다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들이 미국에서 지내며 언어 면에서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서는 전에 다른 글에서도 언급한 적 있다.
다시 간추려 말하자면,
한국에서 계속 해왔던 영어집중독서와 영어미디어시청이 큰 역할을 했다고 확신한다.
지금 어린 자녀들과 미국 혹은 영어권 나라로의 이주를 계획하고 있거나
자녀들의 영어교육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라면 이 방법이 가성비 좋은 영어공부라고 단연 생각한다.
도서, 오디오북, 영어미디어를 구할 비용만 있으면 지금 당장 시작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미국에서 아이들의 학교생활 시작
우리 아이들은 다행히 사회성이 좋은 편이다. 그래서 학교 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 반, 기대 반의 마음을 가지고 갔던 것 같다.
언어뿐만 아니라 문화적으로 다른 미국에서의 학교 생활에 대해 아이들은 등교하는 첫날 긴장이 가득한 첫날을 보냈고
하교하는 순간에는 즐거움과 기쁨으로 눈이 반짝거렸다.
언어나 문화가 다르다는 점에서는 늘 긴장을 하고는 있었지만, 학업 면에서의 스트레스보다는 적응 단계의 스트레스였다.
학업은 그 이후의 문제. 일단 적응이 우선!
다행히 학교 선생님들과 관계자들은 아이들에게 친절하고 이해심이 많았다.
학교에는 아시아인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지역 특성상 이민자들이 많은 편이어서 영어나 문화에 대해 이해도가 약해도
이해하고 기다려주는 태도로 아이들을 대하는 편이었다.
그러나 어려움은 늘 있다...
아이들이 적응을 잘 하였다고 해도 학업을 따라가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는 쉽지 않은 일이다.
아이들은 수업 시간마다 마주하는 작은 좌절들이 있었을 것이다. 초등학교 3학년 2학기 중간에 들어간 아이는
듣기와 말하기에 문제는 없었으나 읽기와 쓰기는 많이 약했다.
아무리 오디오북과 함께 많이 듣고 읽었다 해도, 현지에서 요구하는 수준과는 많이 달랐다.
그러다 보니 그 이상을 요구하는 수업들 특히 수학 시간은 더욱 난감해 했다. 숫자는 이해할 수 있었지만,
문제를 풀기 위한 선생님의 설명을 이해하는 일이 너무도 어려웠던 것이다.
아이는 한국에서 배우고 자신이 문제를 풀어온 방식으로 수학문제를 풀어내는 경우에도
그것을 영어로 설명하고 표현하는 일에는 큰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선생님이 "Can you explain how you got this answer?"(이 문제를 어떻게 풀었니?)라고 물어도
아이는 이것을 영어로 표현하여 설명하는 것이 불가능해서 자신이 아는 바를 설명하는 것에는 점점 자신감을 잃었던 것 같다.
학교 친구들과의 관계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친구들이 재미있는 이야기로 웃고 있을 때면, 아이들의 농담을 이해하지 못해 함께 웃지 못했고,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대화에 참여하기가 어려워했다.
아이들이 사용하는 언어는 우리 아이들에겐 익숙하지도 이해되지도 않는 낯선 언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친구들이 호감이나 비호감으로 대해도 그것을 구분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 아이들은 영어로 된 유행어나 속어를 자주 사용했는데, 이해하지 못하는 말들이 많아 소외감을 느꼈을 것이다.
어느 날은 친구들이 자기를 두고 놀리는 말을 하고 자기들끼리 웃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아이는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때 친구 한 명이 사용한 언어가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의 말이라는 것을 집에 와서 나와 대화를 하면서 알고 아이는 상처를 받았다.
나는 그 사건을 듣고 그날 학교선생님과 상의를 했고, 선생님은 그 사건을 그 다음날 바로 해결을 해주셨다.
다행히 그 친구는 자신의 잘못을 공개적으로 반성하고 사과하였고, 우리 아이는 그 아이를 용서하고 그 학년을 마칠 때까지도 그 아이와 잘 지내왔다. 그러나 아이 마음속에 그런 부분들이 여전히 상처로 남아있을 거라 생각한다.
아이들은 자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문화적인 차이로 이해하지 못했던 말들이 조금씩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그 부분에 대해서 반응하고 소통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선생님의 도움으로 학교에서 배우는 사회문화적인 언어들과 스킬들에 대해서도 적절하게 말하고 반응하는 것을 배워갔다.
막내 아이의 경우엔, 언어적으로 처음 학교에 갔을 때 선생님의 말씀을 다 알아듣지 못한다고 했는데,
1년이 지난 즈음에는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을 다 알아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학교생활이나 친구들과의 관계, 그리고 학업성적도 오르기 시작했고,
학교 수업에서 리딩교재로 사용하는 도서들에 대해 깊은 토론은 어렵더라도
무리없이 읽고 질문하고 답할 정도는 되었다.
그리고 3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는
저학년으로 온 아이는 아무 문제 없이 뛰어난 학업 수준을 갖고 학교생활을 하고 있고,
3학년으로 입학했던 아이는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올라가면서 시작된 Social study와 Science를 비롯해서
중학교에서 가서는 Math와 Science 수업이 심도 있게 진행되면서
아카데믹 스킬이 따라가기엔 무리가 있어서 아직은 struggle하고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에는 Reading과 Math 수업이 메인으로 진행되었고
고학년에는 Social study와 Science과 추가된다.
그리고 전학년에는 음악미술체육 과목이 있다.
중학교는 Language Art(영어), Math, Social Study, Science과 함께
선택과목들이 각 학년과 학기, 피리어드마다 변경이 있다.)
그래도 생각해 보면, 처음 학교에 다니며 어리바리 지내던 아이들이
이제는 미국에 온지 얼마 안 되는 친구들을 도와주기도 하고
학교 생활에 무리없이 잘 지내고 학업에도 발전을 보이며
미국인 친구들과도 문화적으로 큰 어려움 없이 잘 지내고 있는 것을 볼 때,
부모인 나도 미국생활에 조금씩 적응해 가는 것처럼 아이들도 잘하고 있다는 기쁨과 감사함이 있다.
그리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에도 아이들이 그 어려움을 극복하고 해결해 가면서
회복탄력성과 문제 해결력, 그리고 지구력을 키워나가는 것에 또한 뿌듯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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