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가장 애정하는 취미는 독서와 필사입니다.
읽고 쓰고 하는 일의 창조적인 작업은 잘하지 못하지만
제게 오늘 주어진 텍스트를 천천히 소화시키듯이 잘 읽고 써보는 시간들을 습관적으로 갖고 있습니다.
독서를 애정하는 다른 분들처럼 전투적인 독서를 하지는 못하지만,
저의 개인적인 취향과 흥미에 맞게 골라낸 한국어 책과 영어책 여러 권을 남들과는 다른 느린 속도로 읽어갑니다.
여러 권을 읽어서 느리게 가는 것이 아니라 일상이 바쁜 핑계와 더불어 생각이 느린 탓도 있어서
읽은 뒤 다시 생각해 보고 끄적끄적 거려보기도 해서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입니다.
그리고 그와 함께 개인적으로 필사를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필사 또한 거북이 걸음만큼이나 느리게 아주 느리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 진행하고 있는 필사는 한 개가 아닌 여러 개입니다.
영어와 한국어의 성경을 동시에 써나가는 성경필사,
흥미와 관심으로 읽고 있는 책들의 하이라이트 혹은 독서노트를 적어 내려 가는 부분 필사,
제가 좋아하는 책-장르와 상관없이 좋아하는-을 한글책과 병행하며 읽고 영어 원서를 필사,
(이 경우 소설 등의 문학 장르는 전체 필사하고, 비문학 도서들은 하이라이트만을 부분 필사하고 개인적인 생각을 주석으로 추가합니다.)
아이들이 읽는 영어 챕터북 종류의 책을 개인적으로 미리 읽어보고 하는 필사 등입니다.
이 모든 것이 동시에 다 진행되지는 않지만 한 번에 두세 가지 정도의 필사가 진행된다고 봅니다.
영어원서를 필사하는 경우, 공부에 효과가 있느냐 없느냐에 대해서는 주관적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게는 영어로 어떻게 표현되느냐를 관심있는 보며 독서하는 사람으로서, 영어원서의 필사가 도움이 많이 되고 있습니다.
영어는 어차피 노출이 좋은 방법인데,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로 영어를 공부하는 거죠.
빠른 영어실력과 효과를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필사는 적합한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분명 한국어필사이든 영어필사이든 이점이 있기에 저는 추천합니다.
1. 성경필사
저는 한국어 성경(개정 개역)과 영어성경(ESV와 NLT)을 한 번씩 써보았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새번역과 ESV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습니다.
노트의 양면을 펼치고, 왼쪽에는 한국어 성경의 한 절을 적고, 오른쪽에는 영어성경의 한 절씩을 적어가면서
성경본문에 대한 이해를 좀 더 명확하게 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어의 표현이 영어로는 어떻게 표현되는지 궁금할 때가 많은데
성경에서 그 답을 찾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영어성경의 버전 중 저는 ESV를 가장 좋아합니다.
원문에 가까운 번역으로 저 개인에게는 성경 묵상에 많이 도움이 됩니다.
성경필사가 하고 싶지만 부담스러운 분들에게 추천하는 방법은,
성경 전체가 아닌 읽고 싶었던 부분, 예를 들어 요한복음, 로마서, 시편, 잠언 등
책을 나누어 필사하라는 것입니다.
성경 전체를 필사하면서, 창세기부터 쓰다가 출애굽 광야에서 방황하시는 분들 많습니다.
저 역시 그렇기도 하고요.
그래서 처음 도전하시거나 도전하였지만 중도하차가 전문이신 분들에게는
특별히 한 부분을 정해서 써보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요한복음 등의 복음서로 시작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2. 독서하는 책 필사
1) 비문학 - 부분 필사
종이책이든 전자책이든 책을 읽으며 줄 긋기 혹은 하이라이트를 합니다.
그리고 밑줄 그어진 본문을 책을 읽은 후 챕터별로 필사합니다.
부분 필사를 할 때마다 한 단락씩 마치고, 개인적인 생각들이 있을 때에는 다른 컬러의 펜으로로
낙서하듯이 의식의 흐름대로 써 내려갑니다.
이에 대한 개인적인 폼은 없습니다. 그냥 이곳저곳에 쓰기도 하고
필사된 본문 아래에 부담 없이 글쓰기를 합니다.
절대 부담스럽게 구조에 맞추어 내용 정리해가며 쓰는 것이 아닙니다.
독서는 일단 즐거워야 하므로 생각나는 대로 의식의 흐름대로 낙서하듯이 적는다!
2) 문학(소설류) - 전체 필사
문학의 경우는 전체 필사를 지향합니다.
저는 주로 영어 원서를 필사하는 편인데, 영어원서를 읽으며 한국어로 자연스럽게 번역된 것이
전체 필사를 통해 각 문장이 영어로 어떻게 표현되는지를 관심 두고 필사합니다.
물론 내용이 재미있어야 가능한 필사라고 생각합니다.
3. 아이들과 함께 읽는 챕터북 필사
초등학생인 아이들이 근래 영어 챕터북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Wimpy Kid나 Dog Man 등의 어린이 소설들도 읽고는 하죠.
그런데 챕터북은 분량이 적으면서 자기들이 좋아하는 장르들을 쉽게 접할 수 있어서
아이들이 지루해하지 않고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읽는 책을 미리 점검해본다는 의미에서 챕터북을 주로 필사합니다.
이때에도 본문의 전체 필사를 합니다.
얼마 전에 아이들이 Magic Tree House를 시작했는데
챕터북을 읽다 보니 제가 평소 읽던 책들에 비해서는 쉬워서 즐겁게 필사했습니다.
역시 저의 수준은.... 챕터 북인가? 생각이 듭니다.ㅎ
영어원서를 필사하고 싶지만 내용이 어려워 망설이시는 분들은 챕터북을 읽으시고 필사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 필사에 필요한 준비물
돈이 특별히 드는 것이라고는 도서비, 필기구와 노트를 장만하는 비용 정도입니다.
도서비는 만만치 않지만, 어차피 독서를 하는 분들에게는 투자할 만한 비용이죠.
그리고 애정 하는 필기구와 노트를 장만하는 기쁨을 누려보세요.
저는 요즘 컴포지션 노트와 2b연필, 몰스킨 노트와 라미 만년필의 조합으로 필사하고 있습니다.
평소에 마음에 두었던 필사 준비물들 눈여겨보시고 이왕이면 마음에 쏙 드는 것으로 준비하세요.
물론 이것저것 써봐야 제 손에 맞는 필기구들을 만나게 됩니다.
경험을 통해 제 취향을 만나는 것이니 비싸지 않은 것들로 이것저것 시도해 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 필사가 주는 기쁨
필사를 꾸준히 하다 보면, 필사 자체가 주는 기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로지 책의 본문과 대화하면서, 개인 지성 혹은 집단지성에게 삶의 조언을 구하고,
애정 하는 노트와 필기구로 그 대화의 생각과 감정 등을 밖으로 표현해내는 작업이
저 개인에게는 스트레스 해소와 함께, 제 마음 깊은 곳을 만져주는 행복한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혼자만의 시간을 좀 더 가치 있게 쓸 수 있고, 내적인 성숙을 도와주며, 스트레스를 해소해주는 일이니
계속 해나가게 되는 거죠.
그러나 필사를 하다가 너무 힘들다고 생각이 든다면, 중단하고 동네를 한 바퀴 산책하고 오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그런 날에는 필사가 아닌 다른 것을 통해 제 마음을 다스리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가 아직은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이 시점에, 저는 필사를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추천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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